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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서울 라피신 5기 1차 후기

miniwho 2021. 10. 26. 02:45

파이널을 앞둔 지푸라기들

21년 9월 6일부터 10월 1일까지 진행된 42서울 5기 1차에 참여한 후기입니다.

게으름과 일신의 사정 때문에 과정을 마친지 한 달이 되어가는 오늘에서야 후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벌써 기억들이 가물가물해서 진작 쓸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드네요. 후기 다들 길게 쓰시길래 피신 마치고 나면 쓸 말이 많겠지~~ 했는데, 사실 그분들이 대단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네요.

 

이전 기수 분들이 작성하신 후기들(시험을 등록도 못했다거나..)을 읽으며 겁을 먹고, 가서 아무 것도 못하면 어쩌지 하며 떨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차도 끝나갈 시기네요. 제가 워낙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다들 어느정도는 걱정을 하실 것 같은데 요새는 1기에 비해 후기도 많고 정보가 많아져서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느낌입니다. 겁 먹은 만큼 열심히 준비했던게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좀 더 맨땅에 박았어야 제 지원 취지에 맞지 않았나 싶기도 하네요.

 

저는 어문계열 출신으로 졸업하고 즐겁게 살다가 더이상 즐겁게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42서울에 지원했습니다. 학부때부터 뭔가 도전해보고 싶고 재밌어보였던 분야가 코딩인데, 할까 말까 하다 뒤늦게야 뛰어들게 되었네요. 늦게 뛰어드는 만큼 내가 이것을 업으로 삼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항상 함께했고, 그런 의문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 라피신에 지원한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한 달간의 과정을 마친 후, 확신이 들었느냐 하면 그것은 또 아니지만.. 이게 될까? 에서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정도는 진전이 되었습니다.

 

비전공자도 할 수 있나?? 그런 의문이 참 많이 들었었는데, 충분히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개인 학습이 주가 되는 분위기가 아니고, 동료학습이 원활하게 잘 이루어지는 분위기라서 발품 열심히 팔고, 잘하는 분들을 붙잡고 질문하다보면 잘 따라갈 수 있더라고요. 아예 맨땅에서 C언어를 모르고 온다면 힘들겠지만, 내가 무언가를 질문하고 그 대답을 반 쯤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한다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하루에도 열댓번씩 질문하러 온 저를 친절히 맞아주신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그럼 비전공자는 질문만 하는가?? 그것은 또 아닙니다. 라피신에서는 동료평가라는게 크게 작용하고, 그 과정에서 나의 코드를 평가자에게 설명해야합니다. 이 평가자라는게 어느정도 무작위로 배정이 되는거라, 나보다 진도가 빠른 동료에게 평가받을 수도 있지만 진도가 느린 동료에게도 설명을 해야합니다. 동료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점수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열심히 설명을 해야합니다. 저는 이렇게 설명하는 것이 제가 공부한 내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되새김질을 강제로 하는 느낌이었다고 해야할까요.. 귀찮음이 많은 성격이라 복습을 별로 안좋아하는데, 강제 복습이 참 공부에 좋더라고요.

 

비단 동료평가에서 뿐만이 아니라, 라피신이 이루어지는 클러스터라는 환경이 워낙 동료학습이 왕성하게 일어나는 곳이라서 그냥 심심하면 옆사람에게 질문하러가고 그럽니다. 내가 조금만 더 알아도 무언가 알려 줄 수 있는 환경이라, 저도 도움 받은 만큼엔 못 미칠지라도 다른 분들 도와드리고 싶어서 노력했던 기억이 나네요. 백 명이 넘는 인원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어깨걸고 열심히 하는, 그런데 서로 도우며 함께 가는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수능 보던 시절 이후로 이렇게 열심히 긴 기간(한달이었지만...)동안 하나에 매진한 경험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학부시절 미지근하게 살아왔던, 졸업 후에 방황했던 시절들을 반성하게 되는 한 달이었네요. 공부만 열심히 하게 될 줄 알았던 한 달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인연들 덕에 참 즐거웠던 한 달이기도 했습니다. 힘들기만 할 것 같았던 시간들을 즐거움으로 바꾸어준 햄버거 깐부들이 보고싶은 밤이네요. 꼭 다 같이 합격해서 본과정 함께 할 수 있기를..! 격일로 두 끼씩 햄버거 드시느라고 고생들 하셨습니다. 그래도 맛있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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